독자투고 오룡지구 데이터센터, '원천 불허'가 유일한 답이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기후에너지환경부 고문변호사 홍봉주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 작성일 26-08-21 20:46 댓글 0본문

기후에너지환경부 고문변호사 홍봉주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
최근 무안군 일로읍 오룡지구 지원 7블록에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축 허가가 신청되면서 지역 사회의 깊은 우려를 낳고 있다. 결론부터 명확히 밝히자면, 본 건축 허가 신청은 공공복리에 정면으로 위배될 뿐만 아니라 오룡지구의 근본적인 조성 목적에 배치되는 명백히 위법한 신청이므로 건축 허가 단계에서 원천적으로 차단되어야 마땅하다.
행정청은 주민의 평온한 삶과 기본적 권익을 위협하는 이러한 시설의 진입을 엄격한 법적 잣대로 걸러내야 할 중대한 책무가 있다.
우선 법률적, 행정적 관점에서 오룡지구에 지정된 ‘지원시설용지’의 본질을 직시해야 한다. 이 용지는 마땅히 해당 지역의 주거 환경을 지원하거나 최소한 주거 여건과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시설이 들어서야 하는 공간이다.
사무 공간이나 공공지원, 연구개발 등의 시설은 이러한 목적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데이터센터는 그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데이터센터는 지역 주민의 주거 생활을 돕기 위한 공공적 성격의 공간이 아니라, 오로지 특정 기업의 방대한 데이터 처리와 영리 사업만을 목적으로 하는 배타적인 기계 설비의 집합소다. 이는 평온하고 쾌적해야 할 신도시 주거 환경과는 필연적으로 상충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 막연히 기대하는 지역 경제 활성화나 일자리 창출 효과 역시 철저한 허상에 불과하다. 무려 3만 7천 제곱미터에 달하는 방대한 부지를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데이터센터는 고도로 자동화된 첨단 시설이기에 초기 건설 단계의 일시적 인력을 제외하면 상주하는 운영 인력은 수십 명 남짓에 그친다. 따라서 오룡지구 거주민들에게 양질의 일터를 제공하여 지역 내 자족 기능을 수행하는 직장으로서의 역할도 전혀 기대할 수 없다.
무엇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데이터센터가 필연적으로 수반하는 정주 여건의 근본적인 훼손이다. 데이터센터는 일반 산업시설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막대한 양의 전력과 대규모 냉각 용수를 24시간 내내 소모하는 전기 먹는 하마와 같다.
이는 일로읍을 비롯해 남악과 오룡 신도시 전체가 사용해야 할 제한된 기반 시설 용량에 심각한 과부하를 초래할 위험이 크다.
환경적 피해와 주민 안전 위협 역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중대 사안이다. 총 3개 동 규모의 초대형 냉각 장치가 1년 365일 쉴 새 없이 가동되면서 뿜어내는 기계 소음과 진동, 수증기 응결로 인한 백연 현상, 그리고 주변 온도를 비정상적으로 높이는 국지적 열섬 현상은 주민들의 쾌적한 일상을 근본적으로 파괴할 것이다.
게다가 대규모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필수적인 특고압 지중선로가 매설될 경우, 선로 경로 주변으로 발생하는 강력한 전자파 논란은 걷잡을 수 없는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것이 자명하다. 정전 사태에 대비해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대규모 디젤 발전기의 주기적인 가동 시험 과정에서 배출되는 매연과 대기오염물질, 그리고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의 내재적인 화재 취약성 등은 촘촘히 밀집된 주거 지역 인근에 자리하기에는 너무나도 치명적인 위해 요소다.
이러한 갈등과 폐해는 비단 우리 지역만의 우려가 아니다. 인근 용인시의 사례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법리적 시사점을 던져준다. 용인시는 쾌적한 주거 및 정주 환경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과 농지가 포함된 부지의 특성을 엄격히 적용하여 데이터센터 건축 허가를 단호히 거부한 바 있다.
사업자는 이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사법부 역시 지역 주민들의 주거환경 보호를 위한 지자체의 거부 처분이 적법한 재량권 행사라며 행정청의 손을 들어주었다.
시야를 넓혀보면, 미국이나 네덜란드, 아일랜드 등 해외 선진국에서도 데이터센터가 초래하는 막대한 수자원 낭비와 전력망 과부하, 심각한 환경 훼손 문제에 대항해 지역 사회가 연대하여 건립 자체를 백지화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세계적 흐름이다.
결론적으로, 사업자 측이 법적으로 규정된 형식적인 소음 기준을 간신히 맞추거나, 서류상 화재 안전성 및 소방 방재 계획의 타당성을 형식적으로 입증해 낸다고 하더라도 이 사안의 본질적인 위법성은 결코 치유되지 않는다.
해당 건축 신청은 오룡지구 주민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쾌적하고 안전한 주거 환경과 권익을 심각하게 침해하며, 해당 부지의 본래 조성 목적과 지역 사회의 공공복리에 정면으로 위배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주거 환경 보호와 오룡지구 조성 목적이라는 핵심적인 법적 기준과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 본 건축 허가 신청은 더 이상의 소모적인 논쟁 없이 마땅히 반려 처분되어야 한다.
무안군은 법률이 부여한 권한을 엄정하게 행사하여 지역 주민의 생존권과 정주권을 수호하는 ‘원천 불허’의 결단을 즉각 내려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무안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