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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심층기획] 참사 1년 8개월, 무안공항은 왜 아직 멈춰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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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조헌 기자 작성일 26-08-14 11:3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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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 재수색 87.4% 진행에도 종료 시점 불투명…1,620점 추가 수습
경찰 34명 기소 의견 송치했지만 책임 규명은 여전히 진행형
조사기구 국토부→총리실 이관·위원장 교체…유가족 “총리가 컨트롤타워 맡아야”
광주 군공항 2028년 기능 이전·반도체산단 조기 착공 추진…무안공항 정상화가 또 다른 변수로


2024년 12월 29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이후 무안국제공항의 시간이 1년 8개월 가까이 멈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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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사고조사 체계가 바뀌었고 경찰 수사가 진행됐으며 정부 차원의 피해자 지원과 추모사업도 추진됐다. 그러나 사고 현장에서는 지금도 희생자 유해 재수색이 진행 중이고, 사고 원인에 대한 최종 조사 결과도 나오지 않았다. 공항 재개항 일정 역시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여기에 광주 군공항 부지가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부지로 결정되고 정부가 군공항 기능의 조기 분산 배치에 속도를 내면서 무안국제공항 문제는 더 이상 공항 하나의 정상화 문제에만 머물지 않게 됐다.


진상규명과 책임 규명, 유해 재수색, 공항 안전시설 개선, 광주 민간공항 이전, 광주 군공항 이전, 호남권 반도체클러스터가 하나의 시간표 안에서 맞물리기 시작했다.


■ 총리까지 현장 찾았지만…재수색 종료 시점은 여전히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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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한성숙 총리가 무안국제공항을 방문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성숙 국무총리는 지난 13일 무안국제공항을 찾아 분향소에 헌화하고 유해 재수습 현장과 유류품 보관소를 점검한 뒤 유가족 50여 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총리실에 따르면 한 총리는 이 자리에서 그동안 정부 대응이 유가족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다며 사과하고, 독립적이고 공정한 사고조사와 조사 과정의 투명한 정보 공유를 약속했다. 유가족과 정부 간 정례적인 소통 자리와 총리실 상시 연락 채널 구축도 지시했다.


그러나 재수색이 언제 끝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8월 12일 기준 전체 수색 대상 828개 구역 가운데 724개 구역의 수색이 완료돼 진척률은 87.4%다. 지난 4월부터 진행된 재수색 과정에서 유해로 추정되는 물체 1,620점과 유류품 851점이 추가로 발견됐다. 총리실 역시 같은 날 기준 유해추정 1,620점과 유류품 851점이 수습됐다고 공식 확인했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재수색 완료 시점을 특정하지 않고 현장 진행상황과 유가족 협의를 거쳐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총리도 13일 현장에서 8월 말까지 재수색을 완료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사실상 어렵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재수색 완료 시점이 특정되지 않으면서 당초 지역에서 기대했던 연내 재개항 전망도 다시 불확실해지고 있다.


■ 사고 후 1년 넘어서 다시 나온 유해…유가족이 묻는 ‘초기 수습’


재수색에서 대량의 유해추정 물체가 추가 발견됐다는 사실은 사고 원인 규명과 별도로 초기 현장 수습이 충분했는지라는 또 하나의 쟁점을 남겼다.


유가족협의회는 13일 한 총리에게 초기 수습 과정에 대한 책임 규명과 추가 발견 유해의 장례 지원 등을 요구했다.


김유진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재수색 과정에서 다수의 유해가 추가 발견된 점을 들어 초기 수습 문제를 지적하고, 유가족들이 원하는 것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라고 강조했다. 유가족 측은 총리가 항철위를 비롯한 관계기관을 총괄하는 범정부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 달라는 요구도 전달했다.


정부가 지난 4월 대규모 재수색에 들어간 이후 유해가 계속 발견되면서 앞으로는 단순히 재수색을 마무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고 직후 최초 수습이 어떤 기준과 절차로 종료됐는지, 추가 재수색이 왜 필요해졌는지​도 규명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사고 원인을 밝히는 항공사고조사와는 별개로 현장 수습 과정의 적정성과 국가 대응체계를 들여다봐야 하는 문제다.


■ 조사기구 국토부에서 총리실로…체계는 바뀌었지만 최종 결과는 아직


사고조사 체계도 큰 변화를 겪었다.


참사 당시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국토교통부 소속이었다. 사고조사의 독립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자 관련법이 개정됐고, 올해 2월 28일부터 항철위는 국무총리 소속 독립 조사기구로 이관됐다.


현행 「항공·철도 사고조사에 관한 법률」은 항철위를 국무총리 소속으로 두고 사고조사와 관련해 외부의 지시나 간섭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직무를 수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최근에는 최기영 위원장이 새로 임명됐다. 한 총리도 13일 최 위원장을 중심으로 조사 과정과 결과를 유가족에게 가능한 범위에서 투명하게 공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직의 소속이 바뀌고 새로운 위원장이 취임했지만 참사 발생 1년 8개월을 앞둔 현재까지 사고 원인에 대한 최종 조사보고서는 나오지 않았다.


유가족들이 문제 삼는 부분도 이 지점이다.


조사기구의 독립성 강화와 조직 재편 자체는 필요하지만, 책임기관과 지휘체계가 달라지는 과정에서도 사고조사와 유가족 소통이 끊김 없이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총리 면담에서 유가족들이 총리에게 직접 컨트롤타워 역할을 요구한 배경에도 장기간 이어진 조사와 기관별 대응에 대한 불신이 자리하고 있다.


■ 경찰 34명 ‘기소 의견’ 검찰 송치…그렇다면 책임자 처벌은 어디까지 왔나


형사책임 규명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경찰 특별수사단은 참사 관련자 34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기고 이 가운데 5명에 대해서는 구속 여부 등 신병 처리 의견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유가족 고소 이후 관련자 44명을 입건해 수사를 진행했으며, 지난 5월 수사 진행상황을 유가족에게 설명했다. 다만 누가 어떤 혐의로 송치됐는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6월 3일 기준 검찰의 기소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유가족협의회는 참사 발생 1년 5개월이 지나도록 구속되거나 기소된 사람이 없다며 신속한 수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검찰은 기체 결함과 항공사 과실 등에 대한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8월 13일 총리와의 면담에서도 유가족들이 다시 ‘책임자 처벌’을 핵심 요구로 제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형사책임 규명 문제 역시 아직 유가족이 체감할 만한 결론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로 볼 수 있다.


다만 특정 기관이나 개인의 형사책임 여부는 앞으로 검찰의 기소 판단과 재판 과정에서 증거와 법리에 따라 최종 판단돼야 한다.


■ 재수색 끝나도 바로 비행기 뜨는 것 아니다


무안국제공항 재개항의 절차도 단순하지 않다.


현재 주요 선결 과제로는 현장 유해 재수색과 사고조사, 사고 여객기가 충돌한 방위각시설인 로컬라이저 개선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지난 7월 국토교통부에 콘크리트 둔덕 조사 결과 공개와 유해 재수색 마무리, 재개항 시기 확정을 포함한 무안공항 정상화 로드맵을 조속히 발표해 달라고 요청했다.


당초 통합 이전 전남도는 유가족과 협의해 로컬라이저 개선공사를 마치는 것을 전제로 7월 재개항을 목표로 검토했지만, 추가 유해 발견에 따라 전면 재수색이 결정되면서 계획은 사실상 무산됐다.


재수색이 끝난다고 즉시 여객기 운항을 재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안전시설 정비와 점검, 공항 운영 준비가 필요하고 항공사 역시 노선 편성과 항공기 배치, 인력 확보, 여행상품 판매 등을 위해 일정한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때문에 지역사회가 요구하는 핵심은 단순한 ‘조기 재개항’뿐 아니라 어떤 절차가 남았으며 각 절차를 언제까지 완료할 것인지에 대한 일정표다.


■ 무안군·군의회·활성화추진위…공통 요구는 ‘안전한 조기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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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무안군의회는 무안국제공항 재개항 촉구 성명서 발표를 했다.


무안지역에서는 공항 운영 중단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김산 무안군수는 무안국제공항을 지역의 핵심자산으로 규정하고 공항 활성화를 지역경제와 청년 일자리, 서남권 중심도시 도약의 기반으로 제시하고 있다. 최근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에서도 무안군은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국제공항 선 이전을 3대 선결조건 가운데 하나로 재확인했다.


무안군의회는 지난 3일 별도의 성명을 통해 국토교통부에 재개항 기준과 행정절차, 구체적인 일정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군의회는 공항 장기 운영 중단으로 지역 상권과 관광·여행업계 피해가 심화되고 지역민의 항공교통 이용권도 제약받고 있다며 특별법에 따른 피해지역 지원과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국제공항 선이전, 국제노선 확대, 항공물류 기능 강화 등을 함께 촉구했다.


무안국제공항활성화추진위원회와 지역 사회단체들도 지난해부터 폐쇄 연장 중단과 정상화 로드맵 제시를 반복적으로 요구해 왔다.


지역의 요구는 유해 수습이나 진상조사를 중단하고 공항부터 열자는 방향과는 차이가 있다.


철저한 진상규명과 유가족 협의를 전제로 안전성을 확보하되, 동시에 정부가 재개항의 조건과 절차·시기를 구체적으로 제시해 달라는 것이 현재 지역사회의 공통된 요구에 가깝다.


■ 무안공항 문제가 갑자기 더 커진 이유…광주 군공항 부지에 반도체산단


무안국제공항의 재개항 시점이 더욱 주목받는 배경에는 호남권 반도체클러스터가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광주 군공항 부지 약 250만 평을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부지로 결정했다. 광주 도심과 KTX역 접근성, 평탄화된 대규모 부지, 물류 접근성 등을 주요 장점으로 평가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일 제2차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에서 국방부에 2028년 중순까지 광주 기지 기능을 다른 군공항에 임시 배치해 군공항 부지를 반도체 산업단지로 조기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기능 이전 전이라도 군공항 인근 부지에서 산단 조기 착공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전력·용수 공급과 관련 법령 정비도 동시에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정부 차원에서는 이미 반도체산단의 시간표가 움직이기 시작한 셈이다.


문제는 광주 민간공항 이전이다.


무안군은 군공항 이전 협상의 선결조건 가운데 하나로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국제공항 선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군공항의 기능 재배치가 본격화될수록 광주 민간공항 운영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에 따라 무안공항의 정상화가 늦어질 경우 광주 민간공항 이전과 군공항 재배치, 나아가 반도체클러스터 추진 일정에도 직·간접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대로 반도체클러스터의 조기 조성을 이유로 사고 현장 수색이나 진상조사를 축소·단축하는 방식 역시 유가족의 동의를 얻기 어렵다.


정부가 풀어야 할 두 개의 시간표가 동시에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 1년 8개월 동안 무엇이 달라졌나


참사 이후 정부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사고조사가 진행됐고, 관련법 개정으로 항철위가 국토교통부에서 국무총리 소속으로 이관됐다. 경찰은 관련자 수십 명을 수사해 34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고, 추가 유해 발견 이후에는 민·관·군·경이 참여하는 전면 재수색도 시작됐다.


피해자 지원·추모위원회가 구성됐고 최근에는 국무총리가 직접 현장을 찾아 유가족과 면담했다.


그러나 8월 14일 현재 확인되는 결과를 놓고 보면 유해 재수색은 아직 진행 중이고, 사고조사의 최종 결론은 나오지 않았으며, 형사책임에 대한 사법적 판단도 완료되지 않았다. 무안국제공항의 재개항 날짜 역시 정해지지 않았다.


조직과 책임자가 바뀌고 각각의 기관이 개별 업무를 진행해 왔지만 유가족과 지역사회가 요구하는 것은 결국 하나의 결과로 모인다.


진상규명은 언제 마무리되는지, 책임 규명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재수색은 언제 종료되는지, 공항 안전시설은 언제 정비되는지, 그리고 무안국제공항은 어떤 조건을 충족하면 다시 문을 열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이다.


한 총리는 13일 유가족과의 정례 소통과 총리실 상시 소통채널 구축을 지시했다.


정부가 앞으로 재수색과 사고조사, 피해자 지원, 수사·사법절차, 공항 안전시설 정비를 각각의 기관 업무로 남겨둘지, 아니면 하나의 범정부 일정으로 묶어 관리할지가 다음 단계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2028년을 목표로 광주 군공항 기능 재배치와 호남 반도체클러스터 조성을 본격화하면서 시간은 더 복잡해졌다.


12·29 참사의 진실을 밝히는 시간과 무안국제공항을 다시 여는 시간, 호남의 새로운 산업지도를 만드는 시간이 이제 같은 시계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그 출발점은 여전히 사고 현장이다.


유해 재수색을 끝까지 마치고, 사고 원인을 독립적이고 공정하게 규명하며, 확인된 책임에 대해서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책임을 묻는 것.


그 과정이 마무리돼야 무안국제공항 재개항 역시 유가족과 지역사회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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