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광주 군공항 부지를 활용한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광주 군공항에 주둔 중인 공군 제1전투비행단의 기능을 다른 기지로 분산하는 데 최소 3년 이상이 필요할 수 있다는 군 내부 검토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광주 군공항 부지를 조기에 확보해 반도체 생산시설 착공을 추진하려는 정부 구상에도 군사시설 이전 일정이 주요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7일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군 당국은 현재 각 공군 비행단의 전력 운용 상황과 시설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광주 제1전투비행단 기능을 단기간 내 다른 지역으로 소산하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1전비 기능을 다른 기지로 이전하거나 분산 운용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항공기만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별도의 부지 확보를 비롯해 격납고와 유도로, 교육·훈련시설, 시뮬레이터 등 관련 기반시설을 새롭게 갖춰야 한다.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가 일선 부대에 단계적으로 전력화되는 상황과 맞물리면서 기존 공군기지의 작전·수용 능력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내부에서는 광주 군공항 소산을 지나치게 서두를 경우 향후 KF-21 전력화 일정이나 공군의 교육·훈련 체계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 군공항은 공군 제1전비가 주둔하면서 조종사 교육과 훈련을 담당하는 핵심 기지다. 동시에 유사시 미 공군 전력이 전개할 수 있는 한미 공동운영기지(COB)로 활용되고 있어 시설 기능 조정 과정에서 주한미군과의 협의도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를 국가 차원의 ‘3대 메가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로 추진하면서 광주 군공항 부지를 핵심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
정부 구상대로라면 현 정부 임기 내인 2030년 6월 이전 반도체 팹(Fab·제조공장)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어 광주 군공항 부지를 얼마나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느냐가 사업 추진 속도를 좌우할 핵심 요소로 꼽힌다.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도 지난달 6일 군공항 이전과 관련해 공군과 소산 계획을 마련할 경우 무안 지역에 새로운 군공항이 완공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광주 군공항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제 제1전비 소산에 최소 3년 이상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현실화될 경우, 기존 광주 군공항을 우선 비운 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착수하겠다는 정부 계획 역시 보다 구체적인 단계별 이전 로드맵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는 단순한 군사시설 재배치를 넘어 무안군이 요구해 온 민간공항 이전과 지역 지원대책, 국가산업단지 조성 등과 맞물려 있어 향후 정부가 군공항 소산과 최종 이전을 어떤 방식으로 구분해 추진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오는 10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3대 메가프로젝트 2차 민관합동 점검회의’를 열고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 광주 군공항 부지 활용 시점과 제1전비 소산 방안, 군공항 최종 이전 일정 등이 어느 수준까지 구체화될지 주목된다.